일본의 팝 아티스트, 현대 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
최근 뉴진스의 일본 진출과 더불어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팝 아트계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 인데요. 그는 기성작가임에도 현대 사회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본인이 한국 걸그룹 뉴진스의 팬덤을 일컫는 'Bunnies(버니즈)' 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번 뉴진스의 일본 진출 타이틀, 'Right Now'의 뮤직비디오에서 무라카미 다카시를 상징하는 대표 캐릭터인 '슈퍼플랫 플라워(Superflat Flower)'가 등장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성공한 덕후가 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무라카미 다카시가 어떤 인물이고, 또 그의 대표작과 현재 작품의 가치 등을 소개합니다.
무라카미 다카시 Takashi Murakami - 프로필
- 출생: 1962년 2월 1일 (62세), 도쿄도 이타바시구
- 국적: 일본
- 학력: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및 대학원 졸업 (일본화 학사/미술연구과 석사, 미술학 박사 수료)
*그는 도쿄예술대학교 일본화 과에서 배출한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박사 1호이다. (그전까지는 박사 과정이 없었다) - 직업: 현대미술가, 팝 아티스트
- 소속: 카이카이 키키 대표이사
- 수상: 2008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 경력: 2002년 루이비통 디자이너, 2007년 뉴욕 가고시안 갤러리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 현대미술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가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예술계/오덕계에서 그의 작품과 예술세계를 예술로 인정해줄 수 있다, 없다, 등의 평가가 나누어지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는 오타쿠 문화를 수용한다고 비판 받기도 합니다. 오덕계에서는 예술계에서 오타쿠가 예술로서 인정받았기 때문에 옹호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극과극의 평가에도, 그는 꾸준히 유명 명품 브랜드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전세계를 돌며 전시회를 여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업적 힘을 가진 아티스트입니다.
오타쿠 예술가, 그리고 슈퍼플랫
무라카미 다카시는 스스로를 오타쿠 예술가라고 이야기 합니다. 일본 오타쿠 코드를 재조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인데요. 오타쿠 문화와 예술의 경계이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슈퍼플랫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슈퍼플랫은 일본의 오타쿠 문화에 관심을 갖고, 이것을 상위 예술로 끌어올리는 개념으로, 무라카미 다카시가 창조한 개념입니다. 19세기 서양회화와, 전통적인 일본의 재료, 기법, 그리고 관습이 혼합된 '일본화'를 그만두고, 환상적이고 묵시론적인 줄거리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몰입한 작품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는 2000년도에 이 이론을 다듬어, 기존 전통회화의 간극을 좁히고, 속히 일본의 고급 미술과 저급 미술이라고 하는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 슈퍼플랫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어, 일본 사회의 만연한 천박한 소비문화, 문화의 무분별한 서구화, 성도착 현상 등과 같은 이슈들을 담아냅니다.
경매에서 약 5천 800만엔에 낙찰된 무라카미 다카시의 피규어 작품, '미스 코코' 입니다. 웨이트리스 모습의 미소녀 피규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보이는 피규어들은 왼쪽에 위치한 'HIROPON' (자신의 모유로 줄넘기를 하는 미소녀 피규어), 오른쪽에 위치한 '나의 외로운 카우보이' (자신의 정액으로 만든 로프를 던지는 모습을 하고 있는 남성 피규어) 입니다. 오타쿠 문화를 과장되게 차용한 슈퍼플랫 개념이 느껴지는 작품들입니다.
루이비통 디자이너
그는 2002년에 루이비통에 디자이너로 영입되어, 호소다 마모루와 함께 루이비통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키덜트 상품을 디자인 했고, 일본 우키요에(일본 에도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유행한 판화)나 금박을 붙인 회화에서 영감을 받고, 서양 현대 회화에서 매체 특정성으로 주장하는 '평면성'과 섞어, '슈퍼플랫'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루이비통과의 협업은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 냈는데요. 당시 루이비통의 칙칙하고 지루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막대한 수익을 올려, 이후 디자인계의 아이콘으로 확실히 각인 되었습니다. 루이비통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무라카미 다카시를 스타 반열에 올렸고, 이후 그는 전세계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마스코트, 미스터 도브
무라카미 다카시의 마스코트라 칭하는 미스터 도브는, 미국 개념주의 작품을 무분별하게 모방하던 당시 일본 미술계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천진난만한 미소에서 분노에 찬 모습으로 변하는 캐릭터가, 작가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jx4fINNA8fI?si=AB0e8GWGhflUTjft
슈퍼플랫 플라워 (Superflat Flower)
무라카미를 상징하는 또 다른 캐릭터인 슈퍼플랫 플라워는, 영미권에서는 'Happy Flower' , 'Murakami Flower'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해바라기', '무지개꽃', '스마일꽃' 등으로 불리는데요. 무라카미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에서 영감을 받아 이 캐릭터를 만들었고, 활짝 웃는 얼굴 이면에 숨겨진 절망과 공포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4월에는 명동 거리에서 본인의 슈퍼플랫 플라워 디자인을 불법으로 도용한 상품이 팔리는 것을 보고, 본인의 인스타에 직접 'A lot of FAKE!' 라며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실제로 소품샵이나 팬시샵에서 팔리는 제품들은 99%가 가품이고, 정품은 키링 하나에 몇만원이 할 정도로 매우 비싼 편입니다.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협업
무라카미 다카시는 이번 뉴진스 외에도, 칸예 웨스트, 빌리아이리쉬 등 다양한 글로벌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한 이력이 있습니다.
- 2007년 발매된 칸예 웨스트의 3집앨범 Graduation 의 커버 디자인, 수록곡 Good Morning의 뮤직비디오 제작, 칸예와 키드커디의 합작앨범 KIDS SEE GHOSTS의 커버 제작
Kanye West - Good Morning (youtube.com)
- 2019~2020년 빌리 아일리시와 화보 디자인, You Should See Me in a Crown 뮤직비디오, 피규어, 패션 등 여러개의 콜라보 작업 진행
뉴진스 NewJeans 와의 콜라보레이션
2024년 5월에는 마침내 한국의 걸그룹 뉴진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는데요. 그의 대표 캐릭터인 슈퍼플랫 플라워로 뉴진스의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Supernatural)' 과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습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6월부터 7월까지 약 2주간 서울과 일본의 시부야에서 <Supernatural POP-UP> 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서울에서는 '라인프렌즈 스퀘어 명동'에서, 그리고 일본에서는 시부야의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 에서 각각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뉴진스의 엄청난 팬" 무라카미 다카시와 콜라보, 티저 공개 #소셜픽 / JTBC 아침& (youtube.com)
23년 부산 전시회로 한국을 찾았던 무라카미 다카시는, 관객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저... 뉴진스의 엄청난 팬입니다. 만나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언급했고, 이후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뉴진스의 팬미팅 현장에서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선보인 '푸른산호초' 무대에 흥겹게 춤을 추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도 포착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sserexjDtxk?si=H-yyEaixCldbQEWp
이후 그의 인스타그램에 어도어 민희진 대표, 그리고 뉴진스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계속해 업데이트 되면서, 그의 뉴진스에 대한 팬심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다카시 그림가격
그렇다면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 가격은 어느정도일까요?
그는 앤디 워홀의 뒤를 이어 '아시아적 팝아트'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으며, 작품값도 비싸기로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작품 제작 기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편이어서, 공급에 비해 수요가 월등히 많아, 생존 작가 중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고가라고 합니다.
2013년에도, 무라카미의 회화는 대표작의 경우 중간 사이즈가 약 100만~150만달러, 대작의 경우 250만~300만 달러를 호가했습니다. 최근 K-Artprice 사이트에 공시된 가격을 보면, 최근 5년간 그의 작품 낙찰 건수는 541건이고, 낙찰액은 무려 20억원을 넘었습니다.
사람들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그의 마케팅 능력을 꼽고 있습니다. 일본의 고유환 전통과 오타쿠 집단을 중심으로 한 하위문화, 만화 등을 현대미술 속에 담아내면서, 일본적 색채를 지니면서도 세계성을 지닌 작업들을 통해 세계인들이 모두 좋아할만한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고, 직접 '카이카이 키키 스튜디오' 라는 차세대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회사를 차려 글로벌 미술계를 공략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한정하지 않고, 영상, 만화, 게임, 피규어 등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현대 아티스트 입니다. 이번에 뉴진스와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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